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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계 조각 3대 거장이자 대한민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예술가
회화부터 조각, 건축까지 경계를 넘나든 문신
거장의 삶과 예술혼을 기리며
세계 조각 3대 거장이라 불린 문신(文信). 그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마무리하며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관장이자 반려자인 최성숙이 문신의 삶과 예술 세계를 정리했다. 이 책은 그간 출판된 도서와 도록, 작품에 대한 평론, 언론 보도 등을 정리하여 타계까지 삶 전반을 조명하고 그가 남겨놓은 수많은 작품과 예술 세계를 다룬다.
그는 일생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고독과 죽음이라는 공포와 싸워야만 했던 치열한 삶을 살았다. 또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 분야에 얽매이지 않았던 그의 예술 세계는 당시 미술계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였기에 자만으로 일축하기도 했다. 한국에서조차 외로움을 느껴야만 했던 그의 아픈 삶은 생명에 대한 찬미로 이어졌고 회화와 드로잉, 채화, 조각 등에 고스란히 담겼다.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나는 서민과 같이 생활하고 나는 신처럼 창조한다”라는 좌우명으로 살아온 문신의 예술혼은 오늘날 우리에게 우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건낸다. 컴퍼스와 같은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철저히 노예처럼 작업한 결과, 모든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문신의 작품은 시머트리를 구현해내면서도 미묘하게 차이점이 드러나는 좌우균제로 문신스러움을 나타낸다.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남긴 위대한 유산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타계 후 그의 생애와 작품은 교향곡이 되었고 그가 14년간 무지를 개척해 손수 건축한 미술관은 미래의 거장을 키워내며 다양한 예술가가 교류하는 장소가 되었다. 거장의 삶과 예술혼을 따라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한 날아오르고픈 희망과 역동하는 생명력이 가슴속에 자리 잡아 새로운 꿈을 만드는 영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최성숙
1946년 경기도 부평에서 태어나 경기여자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괴팅겐대학교와 프랑스 아카데미 그랑쇼미엘에서 수학했다. 1978년 파리에서 문신을 만나 1979년에 결혼하고 1981년부터 문신의 고향 마산 추산동에 정착했다. 문신과 함께 14년간 추산동 언덕에 미술관을 짓고 1994년 문신미술관을 개관했다.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객원 교수로서 꾸준히 개인전을 비롯한 작가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1995년 문신 타계 후에 그의 유언을 받들어 수많은 전시와 심포지엄을 열고, 도서·도록 등을 제작하며 문신의 예술과 작품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다. 현재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관장과 서울 숙명여자대학교문신미술관 관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우주를 조각한 거장
더 큰 세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문신(文信)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정리하다!
“문신은 대한민국 예술의 전통을 여러 세기에 걸쳐 심어놓은
거장들의 특징을 모두 갖춘 타고난 예술가다.”
- 자크 도판느(프랑스의 미술 평론가)
영국의 헨리 무어(Henry Moore), 미국의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와 함께 ‘세계 3대 조각 거장’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예술가가 있다. 노예처럼 작업하고 서민처럼 생활하고 신처럼 창조한 예술가, 문신(Moon Shin)이다. 그는 완벽한 대칭을 추구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균형을 담아 대칭의 미를 살린 추상 조각을 통해 생명력 넘치는 우주의 원리를 완성도 높게 표현했다고 평가받는다. 1970년 프랑스 항구도시 발카레스에서 열린 조각 심포지엄에서 13m 높이의 거대한 작품 〈태양의 인간〉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주목을 받을 받은 이후 자연이 가지는 생명력을 담은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귀화 제의를 거절하고 대한민국으로 귀국 후 황무지를 개간해 직접 미술관을 세워 조국에 기증했다.
대한민국 미술사에 한 획을 긋고 떠난 거장,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시부터 음악회,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었던 2023년이 마무리되었다. 이를 기념하고자 그의 반려자이자 그림자로 살았던 저자 최성숙이 출판된 도서와 도록, 작품에 대한 평론,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하여 그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정리했다. 이 책은 외로움과 고통으로 점철되었던 그의 삶을 조명하며 작품에 담아낸 생명력의 근원을 찾는다. 또한, 조각가로 알려진 그의 회화, 드로잉, 채화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분야를 넘나들며 그가 구축한 문신만의 예술 세계를 담아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문신의 삶과 예술 세계를 알려 후대에도 이어지길 바라며 시행된 다양한 사업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나의 생을 돌아보면 화살이 떠오른다.
화살은 휘어 날아가 어디엔가 콱 박히면 뽑아내지 않는 한 그 자리에 꽂혀 있다.
나는 파리로 날아가 20년간 박혀 있었고, 다시 마산으로 날아왔다.
나는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작품을 하고 미술관을 세우겠다.”
- 문신
문신은 일본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마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열세 살에 ‘태서명화’에서 간판 그림을 그리며 화가라는 꿈을 키웠고 이를 이루고자 열여섯 살에 일본에서 유학하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데생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문신은 유행하던 초현실주의 화풍을 따르지 않고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7년 동안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문신은 해방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모던아트협회 회원으로 다양한 화가들과 교류하며 자신만의 화풍을 정립했다.
“예술가는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열망을 억누를 수 없던 문신은 프랑스행을 선택했다. 앵포르멜 사조가 시작된 프랑스에서 추상의 가치를 깨달은 한편, 생활비를 벌기 위해 파리 서북쪽에 있는 라브넬 성을 수리하게 되며 조각가로서의 재능을 확인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쌓아갔다.
발카레스 조각 전시를 통해 〈태양의 인간〉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조각가가 되었지만, 문신의 삶은 화려하지만 않았다. 헛간을 개조한 아틀리에에서 작업하며 잦은 부상을 입었고 더욱이 타지에서 홀로 있다는 외로움과 죽음이라는 공포와 싸워야만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미술관을 세워 작품과 함께 조국에 기증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욱 커졌고 이후 저자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그는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14년간 황무지를 개간 미술관을 직접 건축하고 완공 1년 만에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은 그가 바란 대로 누구나 쉽게 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문신의 조각은 별들과 함께 끊임없이 팽창해가고 있는 은하수 무리와 흡사하다.
창조자의 폭발적인 비약을 지닌 운석의 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 장 마리 듀노와이에( 르 몽드지 평론가)
문신의 예술에서 가장 큰 특징이자 시그니처는 시머트리인데, 완벽한 대칭을 추구하지 않고 미묘한 차이를 가지도록 설계되어있다. 이는 자연에서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차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오른손잡이인 사람의 어깨가 점점 왼쪽으로 비틀리듯, 문신의 시머트리는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한다. 인공적인 대칭의 미가 아닌 자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좌우균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좌우균제는 조각뿐만 아니라 회화에서도 초기작 추상 모래 회화 〈달표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자연의 형태에서 벗어나 점, 선, 면 등 순수한 조형 요소로 자유롭게 표현했다. 그렇다 보니 문신의 추상은 모호함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 사람들의 경험과 추억을 바탕으로 한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나에게 문신은 남편이자 살아있는 예술론이었다.
나의 삶을 온전히 바쳐 작가 문신을 보필했으며,
타계 이후에도 문신의 예술을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 최성숙(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 관장)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과 생애는 문화유산과 다름없기에 그의 생애나 작품, 예술 세계에 대한 기록이 필요하다. 저자는 문신의 타계 후 다양한 유작전을 개최한 것은 물론, 도서와 자료집을 출간하고 공모전을 개최는 등 기념적인 사업들을 실현했다.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에 의해 음악 축제가 열리고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그의 예술 세계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나누기도 했다.
2023년에는 문신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창원조각거장전’, ‘기념 음악회-문신의 시간’, ‘동화&만화 공모전 개최’, ‘다큐멘터리 제작’, ‘헌정 음악회-문신교향곡’,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문신 - 우주를 향하여’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문신의 생애와 작품을 소개하였다.
문신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미술관은 우리 곁에 남아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선물한다. 자연과 생명, 조국을 사랑한 거장의 생애와 우주로 나아가는 희망을 담은 예술 세계는 시간이 지나도 우리 곁에 남아 깊은 울림을 전달해 줄 것이다.
책 속으로
자크 도판느는‘문신론’에서“이 작가의 다른 작품 앞에 섰을 때 순간적으로‘이것이 문신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가장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그의 위대한 독창성이다. 기술적 세련, 영감의 자유, 전통의 존중 이 세 가지의 근본적인 질質이 놀라울 만큼 잘 융합되어 이루어졌다”라며“문신은 전위 작가인 동시에 한국 예술의 전통을 여러 세기에 걸쳐 심어놓은 거장들의 특징을 갖춘 타고난 예술가”라고 극찬했다.______41p
한편 1953년 작품 <소녀>는 단발머리 소녀의 얼굴을 반으로 나눠 색과 표현 양식을 달리했다. 저고리의 고름과 배경을 직선으로 분할해 입체주의 화풍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듬해 작품 <황혼>에는 붉은빛 노을이 내려앉은 마을과 그 안에 자리한 집들은 세모와 네모가 규칙적인
선으로 표현되어 있고 화면 앞으로 돌출된 나뭇가지는 색과 형태가 무척 단순하다. 문신의 회화가 점점 비구상으로 변화되기 시작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부산에 피난 와 있던 김환기, 한묵, 정규 등 추상 계열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회화의 화풍이 조금씩 비구상으로 변화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_____112p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을 생각해보세요. 주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왼쪽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시 등에 파리가 앉은 소를 생각해보세요. 꼬리로 등을 쳐서 파리를 쫓는데, 이 때 소는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치지 않습니다. 한쪽만 치지요.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 부위에 뼈가 닳고 살갗에 마찰이 생깁니다. 그것이 바로 제 작품의 원리입니다. 억지로 의식해서 시머트리를 만들지 않는 거죠.”
문신의 대답을 듣고 작업실 위에 놓인 뼛조각을 한동안 들여다본 도판느가 “그렇군요. 당신 말이 맞습니다”라며 공감했다. ______127p
미술관을 온전하게 문신의 뜻에 따라 설계하고 나아가 고향 마산에 기증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부부의 힘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후원을 희망했지만 문신은 거절했다. 이유는 단 하나, 미술관을 대한민국, 즉 고향에 기증하기 위해서였다.
문신은 작업 노트에서“이 공사는 돈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공사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부자인 줄 알지만 작품을 하면서 일생을 살아온 내가 무슨 돈이 있겠는가. 작품 한 개가 팔리면 한 개 값을, 두 개가 팔리면 두 개 값을 이 공사에 쏟아부으며 지난 14년을 매달리다 보니 이 정도로 공사가 진행되었을 뿐 우리는 공사에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따져본 적도 없다”라고 밝혔다. ______187p
이날 음악회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하는 동안 공연장 무대 뒷편에 문신의 작품과 추모 영상이 상영되어 관람객들은 음악과 함께 문신의 예술과 생애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었다.
헌정 음악회는 안드레아스 케르슈팅의 ‘문신교향곡Eleonthit’과 보리스 요페가 작곡한 ‘달의 하나됨과 외로움’을 창원시립교향악단이 연주했으며 지휘는 객원지휘자 이동신이 맡았다. 특히 문신이 생전에 각별한 사이였던 피아니스트 거장 백건우가 협연해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의미가 더욱 특별해졌다. 뒤이어 차이콥스키‘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24번’을 연주했다. ______234p
목차
3 … 프롤로그
1. 문신의 삶
11 … 문신의 유년기 _1922~1938
14 … 일본 유학기 _1938~1945
19 … 모던아트협회 활동기 _1945~1960
23 … 1차 프랑스 예술 활동기 _1961~1965
29 … 2차 프랑스 예술 활동기 _1967~1979
42 … 문신의 결혼
50 … 문신의 가족
56 … 귀국, 국내 예술 활동기 _1980~1988
61 … 유럽 순회전 _1989~1994
67 … 거장의 타계 _1995
73 … 문신과 함께한 사람들
2. 문신의 예술 세계
83 … 드로잉 _ 질서정연하면서도 자유로운 선의 교차
98 … 채화 _ 역동하는 생명력 - <모세혈관의 합창>
106 … 회화 _ 실험정신과 창의성 - <고기잡이>
117 … 스테인드글라스 _ 예술가로서 경계를 지우다 - <올림픽의 환희>
124 … 추상 조각 _ 시머트리 - <개미>
132 … 나무 _ 원시주의와 토테미즘 - <태양의 인간>
142 … 청동 _ 파레이돌리아 - <하나가 되다>
150 … 스테인리스스틸 _ 마티에르 - <올림픽1988>
160 … 석고 _ 전 세계가 공감하는 문신다움
170 … 불빛 조각 _ 시공간을 초월한 불멸의 예술가
3. 문신의 미술관
179 … 문신미술관 _1980~1994
188 … 마산시립문신미술관 _2004~2009
191 … 숙명여자대학교문신미술관 _2004~
194 …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_2010~
196 … 발카레스 불빛조각공원 _2022~2024
4. 추모
201 … 문신을 기록하다
208 … 전 세계로 울려 퍼진 추모 물결
214 … 거장에게 바치는 교향곡
222 … 문신의 예술을 논하다, 학술 심포지엄
226 …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_ 한국 조각의 지평 - 창원으로부터
229 …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_ 기념 음악회 - 문신의 시간
232 …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_ 동화와 만화 공모·다큐멘터리 제작
234 …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_ 헌정 음악회 - 문신교향곡
238 …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_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문신 - 우주를 향하여
5. 최성숙, 문신을 기리다
249 … 내생의 좌표, 문신
251 … 문신이라는 이름의 십자가
254 …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하오!
257 … 늙은 아내가 세상 떠난 영감을 만날 수 있는 곳
260 … 마담 문, 그리고 화가 최성숙
263 … 작가 주요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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